시사회 중 갑자기 사라진 맷 데이먼…할리우드 '올스톱' 위기

입력 2023-07-14 08:45   수정 2023-07-14 17:38


할리우드가 멈춰 설 위기에 처했다. 작가들에 이어 배우들이 14일(이하 현지시간) 파업에 돌입하면서다. 이들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자신들의 초상권을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대안을 제작사 측에 요구하고 있다. 미디어 업계뿐만 아니라 호텔 종사자 등도 연이어 피켓을 들면서 LA 경제는 몸살을 앓고 있다.
63년 만에 배우·작가 동반 파업
월스트리트저널(WSJ), LA타임즈 등에 따르면 할리우드 배우 16만명을 대표하는 스크린연기자조합-미국텔레비전라디오예술가연맹(SAG-AFTRA)은 영화·TV제작자연합(AMPTP)과의 신규 계약 체결 협상이 부결됨에 따라 파업에 돌입한다고 전날 기자회견에서 밝혔디. 프란 드레셔 SAG-AFTRA 회장은 "스트리밍, 디지털, AI로 인해 전체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고 있다"라며 "지금 우리가 바로 서지 않으면 우리 모두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했다.

배우 조합은 협상에서 임금, 근무조건, 건강 및 연금 혜택을 개선하고 잔여금(영화·TV 콘텐츠를 DVD, 스트리밍 등으로 재판매할 때 배분되는 수익)을 공평하게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AI의 배우 초상권 침해를 막기 위한 방지조항을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다.

양측 입장은 AI 초상권에 대한 부분에서 크게 갈렸다. AMPTP가 "배우의 디지털 초상권을 보호하는 획기적인 대안을 제시했다"고 성명을 내자 SAG-AFTRA는 "회사가 일당을 주고 보조연기자를 스캔한 뒤 그 이미지와 초상권을 영원히 쓰도록 하는 게 획기적인 제안이라면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맞받아쳤다.



조합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영화·TV 시리즈 제작이 중단되는 것은 물론 배우들의 인터뷰, 시상식 참여 등도 금지된다. 오는 21일 미국에서 개봉하는 영화 '오펜하이머'의 배우들은 13일 런던 시사회에 참석하던 중 행사장을 떠났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출연진들이) 피켓에 사인을 하러 갔다"고 전했다.

배우 조합이 지난 5월부터 파업하고 있는 작가 조합과 '동반 파업'에 나서면서 할리우드는 완전히 마비 상태에 빠졌다. 배우 조합의 파업은 1980년 이후 43년 만이다. 두 조합의 동시 파업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배우조합을 이끌던 1960년 이후 처음이다.
"파업 피해 3조8100억 넘는다"
연이은 파업으로 LA 경제가 30억 달러(약 3조8100억원)이 넘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포브스는 2007년 작가 조합 파업 결과 21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이번 동반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30억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LA 경제가 영화·TV 프로그램 제작에 따른 고용과 소비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영화·프로그램이 창출하는 고용 효과는 TV배우와 감독 외에도 무대 제작자, 요리사, 회계사,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300명에 달한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밀켄 연구소에 따르면 2007년 파업으로 인해 지역 일자리는 3만7700개 줄었다.



외식업계는 이미 석 달 째 이어지고 있는 작가 파업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역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외식업체 매출이 파업으로 5~20%가량 줄었다고 전했다. 영화·TV 제작진은 물론 사무실 직원들의 대규모 점심 주문이 뚝 끊겼다는 것이다.

이달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호텔업계 파업도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LA 호텔업계 종사자들이 지난 2일부터 3일간 파업에 참여하면서 독립기념일(7월 4일) 연휴 동안 21개 호텔이 영업에 타격을 입었다. 호텔종사자 일부는 9일부터 파업을 재개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